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보좌하는 국가정보위(NIC)의 시드니 사일러 북한 담당관은 29일(현지 시각) “북한은 내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한국과 지속적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한반도 담당관과 국무부 북핵특사를 지냈다. 미국에서 북한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ODNI)의 시드니 사일러 북한 담당 정보관이 29일(현지 시각) 미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 캡처
 
미 국가정보국(ODNI)의 시드니 사일러 북한 담당 정보관이 29일(현지 시각) 미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 캡처

그는 이날  미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북한은 한국과 지속해서 개선된 관계(sustained improved relationships)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북 간 교류가 이뤄질 경우 북한 내부에서 문화적·정치적 영향이 발생해 북한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한국과의 일관된 교류로 인한 비용이 가치(이득)보다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정하고 지속적인 남북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시기 정책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한국과 교류하는 사이클을 지날 때마다 과거로 회귀하는(status quo ante) 모습을 보여왔다”고 했다. 또 “북한은 수년 동안 긴장을 초래하고자 하면서도 평화에 열려 있는 입장을 보이길 원했다”고도 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북한은 미국을 지켜봐 왔다. 북한이 이를 계기로 ‘미국은 동맹에 헌신하지 않는다’고 선전하려 한다”면서도 “북한은 결국 아프간과 한반도가 천양지차(apples and oranges)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만8500명의 주한미군 주둔, 꾸준한 훈련과 준비태세, 최신 능력을 갖춘 군사 동맹, 미국의 한국 방어 약속 등 강력한 한미동맹 상황을 언급하면서 아프간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한·미 동맹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장기 전략 목표 관점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수용할 수 없다는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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