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5일 북한이 최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순항미사일은 유엔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결의 위반은 아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결의 위반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 뒤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뿐만 아니라 한미가 지난달 연합훈련을 진행한 것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왕 부장의 발언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나왔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 왕 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을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각국을 초청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IOC와 각국 지도자를 초청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를 원한다”면서 “현재는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대해선 “시 주석은 방한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안정됐을 때 안심하고 고위급 교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왕 부장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으로 기울었다는 평가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을 선호하든 중국을 선호하든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중 관계가 계속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가 최근 자국 기밀정보 공유 대상 국가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독일, 인도, 일본과 함께 한국을 가입시킬지를 검토하고 나선 데 대한 질문에는 “(파이브 아이즈는) 완전히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며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왕 부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떠날 수 없는 파트너”라고 밝혔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다지려는 의도다.

이어 한중 간 교역액과 인적 교류, 상호투자 등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호혜 윈윈(win-win)하고, 서로를 더 좋게 할 뿐 아니라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소통을 유지하고 힘이 닿는 대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왕 부장은 “현재 세계는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국을 진행하고 있고 세계적인 코로나19는 이 변국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세 아래 양국은 한층 더 공동체 인식을 강화하고 공동이익을 지속해서 확대하며 협력의 잠재력을 부단히 발굴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왕이 위원과 회담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충분히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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