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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문협 8억 北수령인 밝혀라”… 통일부 “국익 해친다” 답변 거부
권순완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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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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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국내 방송사 등에서 북한 조선중앙TV 영상 등의 저작권료를 걷어 북한에 송금한 것과 관련해 최근 법원이 통일부에 ‘송금 경로와 북측 수령인을 밝히라’고 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뉴시스

경문협은 지난 2005~2008년 북한 측에 저작권료 7억9000만원을 송금했다. 이에 대해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4월 7억9000만원이 어떤 송금 경로를 통해 북측 누구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사실 조회를 통일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달 “정보공개법상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로 비공개 대상”이라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법원이 통일부에 경문협의 대북 송금 경로를 물었던 이유는 6·25 국군 포로가 제기한 소송 때문이다. 작년 7월 서울중앙지법은 6·25 전쟁 당시 북한의 포로가 돼 강제노역을 했던 국군 포로 2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북한 정부와 김정은은 총 4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국군 포로 측은 경문협이 현재 보관 중인 북한 저작권료 23억원에서 4200만원을 배상하라는 별도의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냈다.

경문협은 지난 2005년부터 국내 방송사가 사용하는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이나 국내 출판사가 펴낸 북한 작가 작품 등에 대한 저작권료를 대신 걷어 2008년까지 북한에 송금했다. 2009년 이후 대북 제재로 송금이 막힌 상태에서 경문협은 매년 쌓인 북한 저작권료 약 23억원을 법원에 공탁하는 방식으로 보관해 왔다.

서울동부지법 재판의 쟁점은 북한 저작권료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경문협 측이 ‘저작권료는 북한 정부의 돈이 아니고 북한 방송사·소설 작가 등 저작권자의 돈이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가리기 위해 국군 포로 측은 지난 4월 통일부에 사실 조회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통일부는 ‘국익’을 들어 거절한 것이다. 통일부는 또 다른 비공개 사유로 “법인(경문협)의 경영상 비밀에 관한 정보”라는 점도 들었다고 한다.

경문협 대표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맡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통일부가 경문협과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법원의 사실 조회 요청도 거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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