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6월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사회주의 수호전’이 한층 더 엄격해지고 있다. 한국식 말투와 옷차림을 단속하는 데 이어 평양말 사용을 강제하며 사상 변질의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8일 ‘청년들은 사회주의 사상과 문화의 체현자가 되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총을 들고 덤벼드는 대적보다 더 위험한 것은 화려하게 채색된 간판 밑에 감행되는 부르주아 사상 문화적 침투책동”이라며 “청년들은 우리 민족 고유의 본태가 살아 숨 쉬는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어는 사람의 품격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세상에 우리 평양문화어처럼 아름답고 고상하며 풍부한 언어는 없다”며 “청년들이 평양문화어로 말로 하고 글을 쓰는 것을 체질화·습벽화해 나갈 때 온 사회에 아름답고 건전한 언어생활 기풍이 확립된다”고 했다.

또 청년세대가 사상문화 분야 투쟁의 핵심임을 주장하면서 청년세대의 사상적 변질이 사회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표창 예술인들과 '밀착' 기념사진 찍은 북한 김정은-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월 11일 국가표창을 수여받은 중요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을 축하하고 기념촬영을 했다./노동신문 뉴스1
 
국가표창 예술인들과 '밀착' 기념사진 찍은 북한 김정은-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월 11일 국가표창을 수여받은 중요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을 축하하고 기념촬영을 했다./노동신문 뉴스1

신문은 “청년세대는 감수성이 빠르고 새것에 민감하다”며 “자라나는 새 세대들이 건전한 사상 의식과 혁명성을 지닐 때 나라의 앞날은 창창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수십 년간 고수해온 사회제도도, 혁명도 말아먹게 된다는 것은 세계 사회주의 운동사에 새겨진 피의 교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가 타락하면 그런 나라에는 앞날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 장기화로 민생이 악화하자 외부문물 유입이 민심이반을 가속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국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을 사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도서·노래·사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되며, ‘남조선 말투나 창법을 쓰면 2년의 노동교화형(징역)에 처한다’는 조항도 있다.

북한은 특히 외부 문물에 노출되기 쉬운 젊은 층의 사상 이완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8일 북한이 남한식 말투와 호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남편은 ‘오빠’가 아닌 ‘여보’로 불러야 하며 ‘남친’(남자친구)은 ‘남동무’로, ‘쪽팔린다’는 ‘창피하다’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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