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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코로나 딜레마에 빠진 북 비핵화 ‘당근과 채찍’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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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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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14일 "비상방역 사업의 완벽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것은 올해 총공격전에서 나서는 가장 중차대한 과업"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력포구역에서 진행 중인 방역 모습./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14일 "비상방역 사업의 완벽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것은 올해 총공격전에서 나서는 가장 중차대한 과업"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력포구역에서 진행 중인 방역 모습./노동신문 뉴스1

출범 6개월이 된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앞을 미지의 변수가 가로막고 있다. 바로 코로나 사태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 감염 사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작년 1월 이후 바이러스 전파를 막으려 국경을 폐쇄했다. 북한에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공중 보건 시스템은 고쳐 쓸 수도 없이 망가졌고, 현대적 의학 기술과 기초 의약품은 거의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인 사람이 많아, 복합 만성 질환을 가진 인구 그룹이 생겨났다. 적절한 검사와 추적 능력도 부족해 바이러스가 한번 퍼지면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

북한은 COVAX(저개발국 백신 공동 구매 국제 프로젝트)에 백신을 신청해 통과됐지만, 세계적 공급 부족에다 북한의 저온 저장·공급 능력이 의문시돼 아직 백신을 받지 못했다. 그것마저 할당량은 인구에 비해 턱없이 적은 약 160만~200만 개뿐이다. 내부에 코로나 감염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는 최근 정치국 회의에서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고위 지도부를 질책했다. 국경 밀수나 국경 폐쇄 완화 조치가 취약한 상황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 5월 단둥~신의주 국경 지대를 촬영한 CSIS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대중 수출 외화 벌이를 위해 국경 통제를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서방에선 용납되지 않는 방식이지만, 북한 정권에는 시민 자유를 침해하는 강압적 조치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할 수단이 있다. 하지만 진짜 의문은 북한이 대외 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과 실물 무역 없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식량 사정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국경 폐쇄 뒤 18개월 내내 물가가 올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은 극한의 고난에도 늘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지만, 이번은 분명 전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은 적어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국경을 닫아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경제가 중국과 무역 없이 2년 이상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은 몇 가지 이유로 미국 정책 수립에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북 정책의 전통적 ‘당근 대 채찍’ 논쟁은 지금 쑥 들어갔다. 첫째, 대북 제재론자들은 그들의 논지가 시험받고 있다는 걸 안다. 북한 스스로가 대표적 매파인 존 볼턴이 여지껏 기대했을 어떤 제재보다 더 엄격한 제재를 자신에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밀수와 바다 위 선박 간 물품 이동을 제외하면, 북한은 바이러스 공포 때문에 중국의 도움조차 먼저 거부하고 있다. 제재론자들 주장처럼 제재 압박 때문에 미국과 한국에 새로운 대화를 구걸하는 모습도 없다.

둘째, 대북 포용론자들 역시 자신들의 주장이 팬데믹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바이러스가 무서워 대면 회담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두 달 전 대북 정책 검토를 마치고 북한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게다가 ‘당근’ 접근법의 핵심인 경제 제재 해제 약속 역시 국경을 스스로 봉쇄 중인 북한에는 인센티브가 안 된다.

셋째, 보통 지금쯤이면 북한이 새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하면서 자기들을 미국의 우선 현안으로 올려놓기 위해 중대한 도발을 감행했어야 할 타이밍이다. 오바마와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과 핵실험을 했었다. 하지만 일부 경미한 발사체 발사 외에는 북한의 이례적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 역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내부 사정 때문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 사태로 북한이 스스로를 세계로부터 격리하면서 생겨난 미국의 정책적 딜레마다. 비핵화를 위한 당근과 채찍 정책은 어느 쪽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졌다. 미국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북한 내 코로나 상황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하는 것이다. 작년 1월 봉쇄가 시작되며 비정부기구(NGO)와 북한 주재 외국 외교관들은 모두 떠났다. 이제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둘째는 북한이 인도적 코로나 사태 지원을 논의할 대화에 얼마나 열린 자세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북한이 바이러스 전파를 두려워한다면, 이 대화는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비핵화를 위한 종래의 외교 수단들은 코로나 사태로 방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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