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외곽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소속 청년·학생들의 결의 모임이 함경남도와 개성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청년학생들이 결의모임을 가진 후 시위행진을 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외곽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소속 청년·학생들의 결의 모임이 함경남도와 개성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5월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청년학생들이 결의모임을 가진 후 시위행진을 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한국식 말투와 옷차림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 말투를 사용하면 징역형에 처한다는 법을 제정한 후 한국식 문화 단속이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가정보원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고 `여보`라고 해야 한다. 북한에서도 손위 남자 형제를 `오빠` 또는 `오라버니`라고 부르긴 하지만 남편에게 사용하는 건 한국식 언행이기 때문이다. 또 `남친(남자친구)`은 `남동무`로, `쪽팔린다` 대신 `창피하다`라는 단어를 쓰도록 한다.

한국식 옷차림과 길거리에서의 포옹 등도 단속 대상이다. 북한은 이러한 청년층의 일탈행위를 `혁명의 원수`로 지칭하며 근절하자는 취지의 캠페인 영상도 제작했다.

북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국식 말투와 패션, 행동양식이 유행하자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수호전`을 내걸고 한층 엄격하게 한국식 문화를 단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한국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물뿐 아니라 도서⋅노래⋅사진도 처벌 대상이고, ‘남조선 말투나 창법을 쓰면 2년의 노동교화형(징역)에 처한다’는 조항도 신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나섰다. 지난 4월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청년들의 사상통제를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한 김 위원장은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 단장,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늘 교양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10차 대회를 맞아 보낸 서한에서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행위들을 조장하거나 청년들의 건전한 정신을 좀먹는 사소한 요소도 절대로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 의원은 “비사회주의 행동 단속에 걸리는 연령대 중 80%가 10대부터 30대, 우리로 치면 MZ세대”라며 “북한판 MZ세대가 ‘동유럽 (혁명 당시) 배신자’와 같이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