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2일 "전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양국 대표단. 한국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와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왼쪽 사진).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오른쪽 사진). 2021.6.22 [연합뉴스 자료사진]

외교부는 22일 "전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날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양국 대표단. 한국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와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왼쪽 사진).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오른쪽 사진). 2021.6.22 [연합뉴스 자료사진]

외교부는 22일 “한·미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미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워킹그룹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업무를 신속 처리할 목적으로 2018년 11월 출범했지만, 북한은 ‘친미사대의 올가미’라며 반발해왔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 언급에 주목한 정부가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기 위해 미측에 워킹그룹 폐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이날 국회에서 “당연히 북한에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워킹그룹 종료가 북한을 의식한 조치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대미 담화를 내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전날 보도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화와 대결 모두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김정은의 최근 발언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했다. 김여정은 이를 두고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는 것 같다”며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워킹그룹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워킹그룹 종료 동향을 인지한 상태에서 담화 발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발표(오전 7시)와 김여정 담화(정오) 사이에 한·미의 의도를 가늠할 시간적 여유가 넉넉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워킹그룹이 폐지돼도 어디선가 그 기능을 대체할 것임을 북한도 안다”며 “김여정의 메시지는 ‘그 정도 성의 표시로는 어림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워킹그룹 종료와 무관하게 제재의 고삐를 계속 조이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대북 제재 행정명령 13466호와 추가 행정명령 5건의 효력을 연장하겠다고 미 의회에 통보했다. 방한 중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전날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우리(미국)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들을 계속해서 이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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