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나와 잘 지냈지만 (김정은이) 바이든 대통령은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연설에서 “(내가) 2017년 취임했을 때 (주위에선) 북한과 전쟁이 불가피하다며, 핵(nuclear) 전쟁까지 얘기하고 있었다”며 “초반에 북한과 관계가 거칠었지만 결국은 잘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색다른 성격의 사람이었다. 아무도 그와 대화하지 않았다”며 “그와 대화하려면 색다른 성격의 사람이 필요했다”고 했다. 자신이 김정은의 성격을 잘 맞췄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내가 재임할 땐) 여러분은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도 못했지만 이제는 듣기 시작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북 관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변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김정은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대북(對北) 제재도 모두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적다는 주장도 또다시 했다. 그는 “내가 재선됐다면 협상을 직접 지휘해 매년 50억달러(약 5조5500억원)는 받아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트럼프가 재임 시절 동맹국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언급할 때 자주 꺼냈던 주제다. 한미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방위비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3월 올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지난해보다 13.9% 인상한 1조1833억원으로 하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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