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미사일 지침 종료는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 제한이 해제된다는 뜻으로, 이로써 한국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2021.5.23/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미사일 지침 종료는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 제한이 해제된다는 뜻으로, 이로써 한국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2021.5.23/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을 종료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고의적인 적대 행위”라며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역겹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9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미사일 지침 종료’가 “미국이 매달리고 있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군비 경쟁을 더욱 조장하여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려 한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한갓 권모술수로 느껴진다”고 했다.

통신은 “미국과 남조선이 침략 야망을 명백히 드러낸 이상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 방위력 강화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됐다”며 “우리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며 조선반도의 정세 격화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안보 불안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했다.

이번 비난은 외무성 고위 당국자가 아닌 전문가의 개인 논평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 초 미국의 인권 문제 거론 등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과 미국 담당 국장을 내세워 “최고존엄 모독” “자위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여러 합의 가운데 미사일 지침 개정만 문제 삼은 것은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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