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 23일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 것과 관련해 31일 미국이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침묵하던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내놓은 첫 반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명철 국제사안 논평원 명의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 제목의 글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 조치는 미국의 호전적인 대북정책과 그들의 수치스러운 ‘이중 언행’(double-dealing)의 적나라한 상기”라고 했다.

통신은 “미사일 지침 종료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며 “미국을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되로 주고 말로 받을 것”이라는 속담을 들며 “이제 미국과 남측 당국이 그들의 공격 야심을 분명히 했으니 북한이 자기방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탓할 어떤 근거도 없게 됐다”고 했다.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이 기회를 빌려 남측의 대통령(chief executive)에도 스스로를 인근 국가의 조준경 안에 디밀어 놨다고 언급하고자 한다”며 “그의 이쪽저쪽의 반응을 보려는 꼴사나운 행태에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개발할 수 있는 미사일의 사거리 제한이 사라진 것이다.

다만,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외무성 고위 당국자 등이 아닌 논평원을 통한 것으로 북한이 일단 비난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