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 송도에서 한국조지메이슨대학 안보정책연구센터와 북한 인권 단체 ‘THINK’ 공동 주최로 열린 ‘인간 안보의 회색 지대 : 탈북 여성과 제3국 출생 아이들’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조지메이슨대 안보정책연구센터
26일 인천 송도에서 한국조지메이슨대학 안보정책연구센터와 북한 인권 단체 ‘THINK’ 공동 주최로 열린 ‘인간 안보의 회색 지대 : 탈북 여성과 제3국 출생 아이들’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조지메이슨대 안보정책연구센터

“중국인에 팔려 간 탈북 여성이 도망치다 남편에게 붙잡혔는데 남편이 여성에게 석유를 붓고 불을 붙인 경우도 있습니다.”

임성룡(가명) 통일소망교회 목사는 26일 인천 송도에서 한국조지메이슨대학 안보정책연구센터와 북한인권단체 ‘씽크’ 공동 주최로 열린 ‘탈북 여성과 제3국 출생 아이들’ 심포지엄에서 탈북 여성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며 이런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에 정착한 탈북 여성들은 인신매매, 성폭력,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가 이들을 난민 또는 이주민으로 인정하지 않아 항상 추방의 불안을 안고 산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중국에서 탈북민 사역을 진행했다고 소개한 임 목사는 “탈북 여성들은 북·중 국경에서부터 인신매매꾼들에게 성폭행 등 인권유린을 당한다”며 “팔려서도 나쁜 남편을 만나면 고통과 불행을 겪는다”고 했다. 18년 전 한국에 입국한 탈북 여성 한옥정씨는 “21살에 탈북해 중국에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통해 아이를 낳았다”며 “한국 드라마를 보고 환상에 빠져 한국에 온 게 아니라 중국에서 북송당하지 않으려 목숨을 걸고 빠져나왔다”고 했다. 그는 “아픈 기억을 잊고 살고 싶었지만 우리가 불편한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섰다”고 했다.

탈북 여성들이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은 아이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 아이들은 국적을 인정받지 못해 교육, 의료 등 국가 공공 서비스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남한 거주 탈북 청소년 중 제3국 출생자 비율이 65%가 넘는다고 한다. 손문경 씽크 대표는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강제로 결혼해 낳은 아이들이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교육권 등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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