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윤석열, 별 아닌 별똥별” 콩트 형태로 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대외 선전 매체가 17일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별’이 아닌 ‘별찌(별똥별)’라며 풍자하는 콩트를 보도했다. 윤 전 총장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방송극 형식으로, 북한이 가상 콩트 형태까지 빌려 대선 주자 견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별의 집에서 일어난 별찌소동'이라는 제목의 8분 8초 분량의 방송극을 전했다.

방송극은 “요즘 남조선에서 전 검찰총장 윤석열이 ‘별의 순간'을 잡은 인물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윤석열 본인은 무슨 고민거리가 있는지 두달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럼 그의 집으로 한번 가보는 것이 어떻습니까”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가상 상황극에서 윤 전 총장은 아내 김건희씨가 “사람들이 봉건시대 왕을 칭송하듯 ‘윤비어천가'를 불어댄다고 보수언론들을 막 비난하던데요?”라고 하자 “그래도 난 그 노래가 듣기 좋구만. 마치 내가 왕이라도 된 것 같은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보도한 뉴스를 들은 뒤엔 “국민의힘의 허세는 알만한데 그 흉측한 종인령감(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속통은 통 모르겠거든” “나야 어쨌든 천행으로 ‘별의 순간'을 붙잡았는데 이걸 놓칠 수 없지 않나”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아내 김씨가 “한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가 돌덩이같이 추락해버린 반기문처럼 당신도 반짝했다가 종당(결국)에 사라져버릴지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반짝 했다가 사라진다구? 그럼 내가 별찌란 말이야?”라고 하는 장면도 나온다.

선전매체는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윤 전 총장 장모의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등을 소재로 윤 전 총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지난달에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남한 언론들이 (지지율은) 머지않아 거품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평을 하는 등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도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보수층 표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며 대남 선전매체를 동원해 맹비난을 쏟아냈었다. 다른 야권 주자들도 간접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