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3일(현지 시각)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잡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향해 나아갈 길이 있는지 살펴보기 희망한다”며 “앞으로 우리는 북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만 보지 않고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협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요청하는 동시에, 북한이 대미 외교에 나서는지 추가 도발을 하는지에 따라 제재·압박의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G7(주요 7국)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백악관이 대북 정책 리뷰를 마쳤는데 북한이 이제까지 보여준 반응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 외교를 재개할 희망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북 정책 리뷰 완료 무렵인 지난달 28일 북핵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외교와 엄중한 억지”로 북한을 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은 지난 2일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구태의연하게 추구하겠다는 의미”라며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하는 담화를 냈다.

이런 상황과 관련 블링컨 장관은 북핵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정책 리뷰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역대 행정부에서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역사를 고려해서 무엇이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진전시키기에 효과적인 정책을 가질 수 있는지 살펴보길 원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외교를 모색하려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채택했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잡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했다. 또 “우리에게는 외교에 초점을 둔 매우 분명한 정책이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관여(대화)를 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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