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전 8권) 판매를 중단했다고 25일 밝혔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지난 1일 출간한 이 책은 2011년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결한 동명의 북한 원전(조선노동당출판사 刊)과 똑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김일성 업적을 대외에 선전하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이적표현물을 구매했을 경우 구매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한 뒤 고객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없도록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는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판매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출판사는 김일성 회고록 출간 보도자료에 “1920년대 말엽부터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싸워온 투쟁 기록을 고스란히 녹여낸 진솔한 내용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며 “좌익 세력의 항일 무장 투쟁도 항일 투쟁의 혁혁한 공적으로 인정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썼다.

 

출판계에 따르면 한 세트(1~8권) 기준 28만원인 이 책은 현재까지 약 100세트가 나갔다고 알려졌다. 교보문고에서 10세트가 팔렸고,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알라딘에서도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까지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정상적으로 구매가 가능했다. 교보문고는 온라인 상품 페이지를 삭제해 검색해도 이 책을 찾을 수 없도록 했다.

김일성 회고록이 국내 정식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조선노동당출판사의 김일성 회고록 원본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등에서 허가를 받고 열람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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