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6일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인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가 이날 오후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조선중앙TV에서도 보도됐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6일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인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가 이날 오후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조선중앙TV에서도 보도됐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부장이 30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미국산 앵무새” ”뻔뻔스러움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지난 15일 담화에서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남 강경 메시지를 낸 김여정이 보름 만에 다시 문 대통령을 정면 비난한 것이다. 이는 추가 도발을 위한 계획적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남녘땅에서 울려나오는 잡다한 소리들에 접할 때마다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면서 “‘남조선 집권자’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리에 대해 뭐라고 할 때가 더욱 그렇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작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현무-4’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했던 발언을 거론하며 “저들이 한 것은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국제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국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7일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담화, 28일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의 담화를 통해서도 ‘우리 자위권 행사가 왜 문제냐'는 주장을 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여정 담화에 대해 “추가 도발의 명분을 쌓으면서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와 미국의 대북 정책 발표를 앞두고 우리 정부에 바이든 정부를 설득해 미북 협상의 무대를 만들라는 압박”이라고 했다. 특히 김여정이 15일 담화에서 조평통 폐지,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 등을 경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수위를 높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이날 김여정의 담화에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는 “북한도 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고, 통일부는 “어떤 순간에도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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