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없다고 밝히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대북 접근법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과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준비돼있다고 했는데 여기에 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바이든)의 접근방식은 상당히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것은 그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싱가포르 선언으로 대표되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식(하향식) 대북 정책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정상 간 만남부터 하지는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상응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과의 외교적 해법도 강조했다. 당시 그는 “나는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 정당성만 부여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작년 10월 22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조건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자 “그가 핵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라고 답하며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사키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미 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주 후반 워싱턴DC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열고 대북정책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핵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는 인식 하에 새로운 대북 전략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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