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5일 탄두 중량 2.5t, 사거리 600㎞의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5일 탄두 중량 2.5t, 사거리 600㎞의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5일 탄두 중량 2.5t, 사거리 600㎞의 신형 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2.5t 탄두에 수백~1000개 이상의 자탄(子彈)을 가진 확산탄(擴散彈)을 장착할 경우 축구장 약 15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 사드기지는 1발로, 오산·청주 등 한·미 공군기지는 10여발가량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26일 “(북 미사일은) 앞서 발사된 적이 없는 신형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시험 발사한 2기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동해상 600㎞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특히 이번 신형 전술유도탄 탄두 중량이 2.5t으로 개량된 무기 체계라고 밝혔다. 또 시험 발사를 통해 “개량형 고체 연료 발동기(엔진)의 믿음성을 확증하고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 방식의 변칙적인 궤도 특성 역시 재확증했다”고 했다. 종전보다 무거운 신형 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신형 고체 연료 엔진을 장착해 요격이 어려운 ‘풀 업’(pull-up) 변칙 기동 시험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북한은 발사 사진도 공개했는데 지난 1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개량형 미사일 및 이동식 발사 차량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실제로 탄두 중량 2.5t의 신형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면 기존 KN-23(탄두 중량 500~700㎏)에 비해 3~5배나 파괴력이 커진 탄두 장착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무게 500~600㎏ 수준인 전술 핵탄두는 충분히 장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문가들과 관계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2.5t 탄두에 확산탄을 장착하면 직경 1㎞에 달하는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축구장 약 150개에 달하는 크기다. 직경 400~500여m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성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의 6개 발사대와 지원 시설 등은 단 한 발로 무력화할 수 있다. 가로 4㎞, 세로 3㎞가량 크기인 주한미군 오산기지나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 상당수 공군기지도 10여발이면 단시간내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이다.

 

한·미 양국군의 지하 지휘 벙커를 겨냥해 관통탄두를 장착했을 경우도 파괴력이 엄청나다.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2.5t 탄두는 지하 수십m를 관통해 파괴할 수 있다. 합참·계룡대 3군본부 지하벙커 등은 쉽게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면전 시 한·미 군 수뇌부 지휘 벙커인 ‘탱고’(TANGO)나 우리 정부 지휘 벙커인 B-1 ‘문서고’의 경우 산 화강암 속에 있어 탄두가 직접 관통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충격파에 의해 붕괴되거나 지휘 통제 장비가 무력화되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탄두 중량을 줄일 경우 제주도는 물론 일부 주일미군 기지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발표한 600㎞의 비행 거리는 한·일 당국이 발표한 450㎞보다 150㎞나 긴 것이어서 논란도 일고 있다. 북 미사일이 실제로 한·미·일 당국이 파악한 것보다 150㎞를 더 날아갔다면 북 미사일 탐지에 심각한 결함이 생겼다는 얘기가 된다. 탐지가 안 되면 요격도 불가능해진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정보 감시 자산으로 탐지한 비행 정보를 근거로 450㎞ 결론을 내렸고, 추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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