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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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군사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CNN방송이 16일(현지 시각)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는 현재 한국과 미국이 축소된 규모의 연합군사훈련을 진행 중이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CNN은 미국의 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지켜보면서 군사 실험 실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이 이에 대한 경계 태세에 들어간 상태라고도 전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준비하는 군사 실험이 어느 종류의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했다. 다만 당국의 사진 자료와 기타 정보 등에 기반해 볼 때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미사일이나 로켓 엔진 실험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 당국은 최근 북한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발사장의 물류 이동 정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영변 핵시설의 활동도 최근 감지된 바 있다.

일본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왼쪽부터) 미국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6일 도쿄 리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2+2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를 앞두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왼쪽부터) 미국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6일 도쿄 리쿠라 게스트하우스에서 2+2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회의)를 앞두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당국자들은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아시아에 있는 동안 북한이 군사 실험을 수행한다면 이는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 지역의 키 플레이어로 보여지기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당국자는 복수의 기관이 북한이 군사 실험에 나설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회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군사 실험이나 도발은 놀라울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수석 연구원은 “북한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면 도발하곤 했다”면서 “역사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초기 몇 달 동안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공개 군사 실험을 한 시점은 2020년 3월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6일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남측을 비난하고 미국에 경고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라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남북)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했다. 미 백악관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피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항상 외교와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17일(한국 시각)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해 이틀간 머문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예정돼 있고, 오스틴 국방장관은 19일 한국에서 인도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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