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 원전 추진 의혹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 원전 추진 의혹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일 문재인 정부가 3년 째 3·1운동 남북공동행사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3·1운동에 대한 남북의 심각한 인식차를 무시하고 이벤트성 행사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문재인 정부가 3년째 3.1운동 남북 공동행사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의 3.1운동 102주년 기념사와 관련해 “기념사에 여러 내용이 담겨 있지만 3년 전부터 남북이 함께 한다던 ‘3.1운동 남북 공동 기념 문제’는 이제 언급조차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행사는 실현되지 못했고 남북정상이 합의한 지 3년이 되어가지만 3.1운동 공동 기념 문제에서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3.1 운동에 대한 남과 북의 심각한 인식 차를 보지 못하고 시작부터 이벤트성 행사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과도 관련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우리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 위해 북에 건넨 계획안을 보면 기념음악회 및 축하공연 개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남북 주요 역사유적지 상호 방문, 공동학술회의 및 특별전시회 등 행사 위주”라며 “남과 북이 3.1절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문제는 엄청난 의미를 갖는 상징성 있는 문제여서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그러한 행사를 할 수 있는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선행되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정부가 3.1운동에 대한 남북의 역사적 인식 차이와 엇갈리는 평가 등을 고려해 당국 간 공동 행사보다 남북 역사학자들이 비공개 협의를 선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조건을 선행하지 않고 행사중심으로 접근하니 북한 입장에선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의 3.1운동에 대한 인식 및 평가를 네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3·1운동의 명칭과 관련해 ‘대한민국은 ‘3.1절’ 북한은 ‘3.1 인민봉기가 일어난 날’로 다르게 표현 △ 3·1운동의 시작점과 관련해 북한은 평양을 주장하고, 한국은 서울로 소개 △한국은 항일운동사의 시작점을 3·1운동으로 태동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으로 보지만,북한은 김일성 중심의 항일무장투쟁사를 주장한다고 했다.

특히 3·1운동에 대한 평가가 한반도 평화보장과 향후 민족의 통일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것이냐는 인식에서 크게 차이점을 보인다고 태 의원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공동으로 기념하려 했던 3.1운동 100주년을 맞으며 게재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019년 3월 1일 자 사설 내용을 소개했다.

이 사설은 “3.1인민 봉기가 있은 때로부터 근 한 세기가 흘러갔다. 그동안 세계는 멀리 전진하고 시대는 크게 달라졌지만 우리 민족은 아직까지 전국적 범위에서 자주권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지배체제를 단호히 끝장내야 한다. 외세를 등에 업고 그와 공조하여 민족을 반역하는 침략의 앞잡이들을 절대로 그냥 둘 수 없다. 3.1인민 봉기의 교훈을 뼈에 새기고 있는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핵 전쟁도발책동에 횡포하게 매여 달릴수록 자위적인 전쟁억제력을 더욱 억척같이 다져나갈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태 의원은 “북한은 3.1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향후 한반도에서 주한 미군 철수, 북한 주도의 적화통일실현으로 연결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가 북한에 공동행사를 제기했으니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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