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이버 보안업체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지난해 北 주민 2명 트위터 계정 개설됐다가 삭제

북한의 소수 엘리트 계층이 인터넷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미국의 소셜미디어(SNS)도 이용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10월 10일 삼지연관현악단을 위해 최근 개건한 관현악 전용 공연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붉은 원)이 휴대전화로 김정은의 시찰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리코디드퓨처의 프리실라 모리우치 선임연구위원 겸 하버드 케네디 행정대학원 비상임 교수는 22일(현지 시각) 독일 슈피겔 인터뷰에서 "북한의 정치·군사 지도층 계급이 인터넷에 무제한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북한의 인터넷 사용량은 300% 이상 증가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모리우치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엘리트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도 이용한다면서,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를 이용해 물건을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 해커들은 온라인 카지노와 비디오 게임에서 사기행각을 벌이고, 금융서비스업체와 은행도 공격한다"며 "가상화폐를 훔치거나 거래소를 조작하고 불법적으로 가상화폐를 채굴, 즉 특정 연산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상화폐를 벌어들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매튜 하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은 24일 RFA에 북한 내 엘리트 계층의 인터넷 무제한 사용과 인터넷 사용률 증가는 해킹 등 북한 정권의 불법 사업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코디드퓨처의 최근 몇 년 동안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 평일이나 업무 시간에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이 더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이전에는 (북한에서) 주말이나 저녁시간에 인터넷이 주로 사용됐다. 여가 등 사업상 목적이 아닌 이유로 사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인터넷 사용률이 몇 년 새 300% 증가하면서 (사용 시간이) 주말 및 저녁에서 평일이나 업무 시간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국가의 목표를 위해 인터넷에 더욱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북한 엘리트들이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7월 북한 등 제재 국가에 상품을 판매한 뒤 미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아 13만4523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아마존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이 북한 엘리트의 인터넷 사용과 연관됐을 수 있다.

다만 하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엘리트층의 인터넷 사용 내역 역시 감시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엘리트들도 (SNS를) 스스로 검열하고 이에 대한 과도한 사용은 자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10월 김명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한성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 등 북한 주민 개인 명의로 트위터 계정 2개가 개설됐으나 약 한 달 만에 삭제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의 북한 정보통신 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편집장은 RFA에 모리우치 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은 대부분 2017년 자료에 기초한 것이고, 여전히 북한 내 인터넷 접속은 매우 통제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아마존을 이용한 인터넷 쇼핑에 대해서도 "배송 문제 뿐 아니라 북한에서 해외에 자금을 지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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