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생선 통치? 모범공장에 요리법과 함께 물고기 하사

 
2019년 12월 평양시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물고기 선물을 받는 장면. /조선의오늘
2019년 12월 평양시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물고기 선물을 받는 장면. /조선의오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상원시멘트공장 근로자들에게 수산물 선물을 보내면서 요리법도 알려줬다고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1면에 수산물 선물 전달 소식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의 첫 해 진군을 더 높은 시멘트 증산 성과로 빛내이기를 바라시는 크나큰 믿음과 기대가 담겨져 있다”고 전했다.

김동일 당중앙위 제1부부장은 선물 전달사에서 “총비서 동지(김정은)께서 희귀한 수산물을 보내주며 그 요리법까지 알려주도록 은정어린 조치를 취해주셨다”고 했다. 신문은 “그들(기업소 종업원들)은 평양의 하늘가를 우러러 감사의 큰절을 올리었다”고 전했다. 종업원들은 “우리 원수님께서만이 베푸실 수 있는 사랑”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수산물 선물을 통해 자신의 애민정신을 과시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2년 새해 평양시민들에게 동태를 선물했고, 이후 애육원과 양로원에도 물고기를 선물했다. 북한은 ‘사회주의 바다향기’라는 구호를 제시하며 주요 명절 때마다 물고기 선물을 하곤 했다.

김정은이 시멘트 생산 기업에 물고기 선물을 보낸 것은 ‘경제발전 5개년계획’에서 제시한 시멘트 800만t 생산목표 달성을 위한 독려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건재공업 부문에서 800만t의 시멘트 고지 점령,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1년에 1만 세대), 검덕지구 2만5000 세대의 살림집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지난 11일 당 중앙위 8기2차 전원회의 사업총화 보고에선 “건설부문에서 평양시 살림집 건설계획을 당대회에서 결정한 목표보다 낮게 세웠으며 이것은 보신과 패배주의의 씨앗”이라고 질타했다. 최악의 경제난에도 매년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을 무조건 완공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평양시에 위치한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는 북한의 대표적인 시멘트 공장으로, 1984년 독일의 설비를 들여와 1989년부터 건축용 시멘트를 생산했다. 2007년에는 프랑스 시멘트업체인 라파즈(Lafarge)사가 오라스콤을 통해 상원시멘트 연합기업소에 1억1500만달러를 투자해 설비를 현대화했다. 연간 생산량은 약 2백만t으로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연간 생산량 3백만t)에 이어 두번째 규모다.

북한에는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이 약 1000억t 정도 매장돼 있지만 전력, 석탄 등 에너지 부족으로 대부분의 시멘트 공장 가동율이 저조하고 품질상태도 조악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력 및 원료 공급이 원활한 상원시멘트공장은 가동율이 높고 양호한 품질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물고기 선물은 생산성이 우수한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를 본보기로 내세워 시멘트 산업 전반의 가동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경제난 속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보여줄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가용 자원을 시멘트 생산과 건설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가 정상 가동되는 ‘비결'을 두고 “일부 시장경제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북한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이 공장은 전국 건설현장의 주문을 받아 시장가격으로 시멘트를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시장경제 방식을 도입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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