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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에너지TF가 월성 폐쇄 주도...김수현 당시 사회수석이 팀장
김아사 기자 이정구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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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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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원전 담당 공무원들이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당시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이 팀장으로 있던 청와대 에너지정책TF(태스크포스)와 긴밀히 협의하고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 청와대 TF에는 당시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과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도 참여했다고 한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측에서 활동한 김 수석(왼쪽)과 이 이사장(가운데)이 당시 안철수 후보 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김수현 청와대 전 사회수석/연합뉴스

감사원과 산업부 등에 대한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청와대 에너지정책 TF는 산업부가 2018년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방침을 확정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주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에서는 “당시 산업부 공무원들이 청와대가 시키지 않은 일은 한 것이 없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당시 청와대 TF의 지시와 요청들은 산업부 출신인 산업정책비서관실 A 행정관과 기후환경비서관실 B 행정관을 통해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 정모 과장에게 수시로 전달됐다고 한다. 정 과장은 당시 산업부 문모 국장, 김모 서기관과 실무를 담당하다가 2019년 12월 530건의 산업부 문건 파일을 파기한 혐의로 작년 12월 함께 기소됐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최근 A 전 행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A 전 행정관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었다. 청와대 인사가 이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법조계에선 “검찰 수사가 김수현 전 사회수석 등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동안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과 산업부 간에 오갔던 지시 내용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일부 알려지면서 채희봉 전 비서관이 정점(頂點)으로 지목됐으나 수사가 더 ‘윗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김수현 전 수석과 채희봉 전 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해명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미옥 전 보좌관(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에너지 TF의 팀원이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 월성의혹 수사, ‘왕수석 TF팀장’ 김수현 향한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축소 조작 의혹’ 수사의 대상이 될 공산이 커진 김수현 전 사회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뿐 아니라 부동산, 교육 분야 등을 챙기며 ‘왕수석’으로 불린 인물이다. 2018년 11월에는 정책실장으로 영전했다. 원전 업계에서는 “김 전 수석이 탈원전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주도적으로 챙겨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수석은 2018년 11월 12일 국회에 출석해 원전 폐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원전 폐기라기보다 60여년에 걸쳐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자는 것이 오히려 합당한 표현”이라며 탈원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TF, 수시로 산업부에 지시

문미옥 전 과학기술보좌관도 청와대 에너지TF의 팀원으로 활동하면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면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문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 2일 월성 1호기를 방문하고 돌아와 청와대 내부 보고망에 ‘(월성 1호기) 외벽에 철근이 노출돼 있었다’는 보고를 올린 인물이다. 이 보고를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고 물으면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은 휘하의 A 행정관을 통해 산업부의 정모 원전산업정책과장에게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대부분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채 전 비서관은 2018년 10월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영전했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본지 취재에 따르면, 청와대 TF의 역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2018년 4월 2일 문 대통령 질문 후 산업부가 작성한 ‘즉시 중단 보고서’가 청와대로 올라가는 과정이었다. 문 대통령 발언은 채 전 비서관과 A 행정관 등을 거쳐 산업부 정모 과장을 통해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당시 정 과장이 ‘원전 영구 정지 허가가 나오는 2020년까지 한시 가동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자, 백 전 장관은 “너 죽을래?”라며 “즉시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정 과장이 ‘즉시 중단’으로 고쳐 쓴 보고서는 곧바로 A 행정관에게 전달됐다. 검찰은 이 보고서가 김수현 전 수석 등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고가 이뤄지고 난 직후 산업부는 월성 1호기의 가동 경제성이 낮게 나오도록 유도하는 ‘경제성 평가 조작’ 작업을 본격화했다. 원전 업계에선 “청와대 TF가 월성 1호기 경제성 축소를 주도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은 산업부가 알아서 했다?

정 과장 등 산업부 공무원이 만들었다가 감사원 포렌식(자료 복구 및 추출) 전날 지운 문서 파일 530개도 대부분 청와대 지시·협의의 결과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에는 북한 원전 지원 관련 문건 17개도 포함돼 있다.

이 파일들이 담긴 폴더는 핀란드어로 ‘북쪽’을 뜻하는 ‘pohjois’(포흐요이스), ‘북한 원전 추진’의 약자인 ‘북원추’ 등이었다. 삭제된 문건 17개 중 하나인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문건에는 과거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경수로를 지으려던 자리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 비무장지대(DMZ)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 신한울 3·4호기를 완공해 북한에 송전하는 방안 등 3가지 방안이 원자로 종류와 함께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은 “산업부 공무원이 독자적으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만든 문건”이라며 ‘청와대 관여 의혹’을 차단하고 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2일 “산업부 소속 과장이 관련 문건을 검토한 것일 뿐 청와대에는 보고조차 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청와대는 일절 문건을 보고받은 적도 관련 회의를 한 적도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 문건 역시 정 과장 등이 작성했다고 한다. 산업부와 원전 업계에선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가의 전략물자인 원전을 이전하는 문제를 일개 과장이 혼자 알아서 검토했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북한 송전에 관한 논의는 전에도 있었지만, 한창 탈원전 속도전의 실무를 맡은 공무원이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기 공사를 재개해 북한에 송전하는 안(案)을 짠다는 건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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