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이 13일 평양에서 강습 모임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오전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이 13일 평양에서 강습 모임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오전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8차대회에서 대규모 당·정·군 인사 교체를 진행한 가운데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군수공업부문 인사들은 대부분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핵·경제 병진노선의 지속적인 추진 의도를 드러내고, 당8차대회에서 제시된 국방력 강화 방향과 연관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1일 발표한 ‘북한 노동당 제8차대회 권력 변화와 함의’보고서에서 “새로 구성된 당 중앙지도기관 구성원의 변동 폭이 컸지만 군수공업부문은 거의가 직위를 유지했거나 선임되었다 “며 이 같이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당 제8차대회 재보선자 80여 명 중 군수관련 부문이 10여명으로 제일 많다”며 “리병철 당 비서를 위시하여 당 군수공업부 홍승무(제1부부장),김정식(부부장)외 장창하(국방과학원장), 리홍섭(핵무기연구소장), 왕창욱(원자력공업상),노광철(前 제2경제위원장, 국방성 대장) 등이 재임명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중도에 보선된 전일호(국방과학원, 상장), 유진(당 부부장) 등이 선임되고, 특히 오수용은 새로 맡은 제2경제위원장 직책으로 정치국 위원직을 유지했다”면서 “홍승무와 리홍섭, 노광철은 군수공업 부문에서 2010년 제3차대표자회 지도기관부터 당직과 군(軍)직을 유지한 인물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군수공업부문 인사들의 이 같은 권력 유지는 병진노선의 일관한 추진과 당 제8차대회의 국방력 강화방향과 연관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경제분야를 담당한 내각의 경우 대폭적인 인적개편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당 중앙지도기관의 구성에서 내각 등 정권기관의 비중은 늘었으나, 교체폭은 당과 군에 비해 높았다”며 “2020년까지 현직을 유지했던 내각 부총리급은 리룡남(위원→후보위원)을 제외한 전원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7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경제를 담당하는 내각의 부총리 6명과 경제 부처의 장관급 인사 21명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내각 부총리의 75%, 경제 부처 장관급 인사의 절반 가까이가 물갈이된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대회에서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밝힌 경제정책의 실패와 부진과정이 그대로 반영되었다”며 “경제부문의 인적쇄신을 통해 경제정책의 추진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군수부문과 일반 경제부문의 권력구성을 비교해보면 북한이 강조하는 경제정책의 방향성과는 분명하게 모순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당대회에서 경제발전을 강조했지만 이번 인사가 경제 중시보다 김정은의 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당에서의 대표적인 변동은 조용원의 약진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속도조절'이라고 했다. 그는 “조용원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면서 비서국 서열도 선두로 배치되었다”며 “역사적으로도 당 비서 직책으로정치국 상무위원에 ‘직행’한 사례는 흔치 않다”고 했다.

김여정이 당 정치국과 제1부부장 직책에서 모두 ‘후퇴’한 것과 관련해 “강등으로 볼 수도있지만, 김여정의 특수한 지위와 역할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절차상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회의에서 발표된 내각 인사의 경우 전원이 사전에 당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으로 보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군부는 제7차당대회에 비해 대회 대표자 구성이 축소되고, 당중앙위원회 진입 비율도 10% 정도 감소했다.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권영진으로 교체되고, 리두성(총정치국 선전부국장)과 강순남(국방성 부상)은 당 부장으로 이동했다. 군과 당을 오가면서 요직을 맡았던 김수길은 다시 당으로 복귀해 강원도당 책임비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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