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교체된 가운데, 외교부 1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김여정 하명 인사에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 신화도 깨졌다”며 “북한의 위임 통치라도 받을 셈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뉴시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설마 강 장관까지 바꾸겠어' 했는데, 오늘 김여정 말대로 정확히 계산이 이루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에서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다”며 강 장관을 저격했다. 강 장관이 국제 회의에서 “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 답게 만들었다”고 말한 것을 트집 잡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인사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김여정의 데스노트가 또 통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조 의원은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식사 다섯 번에 한번은 같이 할 정도로 최애하는 장관이었고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5년 임기를 함께 한다는 의미의 ‘오경화’라는 별칭까지 생겼다”며 “근데 김여정 말 한 마디에 무너졌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조선일보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조선일보DB

조 의원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새롭게 외교라인을 정비한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 해 11월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라고 문 대통령이 강 장관을 방미(訪美) 시킨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미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워싱턴을 찾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워킹 런치’를 갖고, 바이든과 가까운 미 조야(朝野)의 인사들을 두루 접했었다.

조 의원은 정경두 전 국방장관, 김연철 통일부장관 등 과거 북한의 비판 이후 교체 또는 경질됐던 인사들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장관 인사는 북한의 입을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한이 ‘특등 머저리’라고 욕을 해도, 북한의 말은 절대 불가침인가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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