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우리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설전(舌戰)을 벌이고 있다. ‘엽기적 해석’ ‘난독증’ 같은 단어를 사용해가며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오른쪽). /조선일보DB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오른쪽). /조선일보DB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윤 의원은 지난 15일 라디오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특등 머저리’라고 비난한 김여정 담화에 대해 “당 대회 전체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좀 더 과감하게 대화하자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다음날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 발언을 언급하며 “엽기적인 해석”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북한에 대해 아무리 콩깍지가 씌었다고 하지만, 앞뒤 분간은 하길 바란다”며 “여정 감싸기를 위해 한국 정부와 대통령까지 욕보이는 윤 의원이 엽기적 상상력에 헛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또 “야당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을 때 ‘특등 머저리’라고 비난해도 된다는 뜻인가”라며 꼬집었다.

하루 뒤인 17일 이번에는 윤 의원이 하 의원의 의견을 반박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하태경 의원님 제가 엽기적인게 아니라 의원님이 난독증 아니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과감히 대화하자는 뜻'이라는 제 평가는 북한의 8차 당대회 전체를 놓고 한 것이지 김여정의 담화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저의 인터뷰 내용 어디에 ‘김여정 특증머저리 비난이 과감히 대화하자는 요구’라고 한 부분이 있느냐”며 날을 세웠다. 그는 “상대 의원에게 엽기적 상상력 운운하려면 최소한 기사 제목만 볼 것이 아니라 인터뷰 원문을 찾아 읽어는 보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 읽고도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난독증이 아니신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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