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한국을 겨냥해 “특등 머저리들” “기괴한 족속”이라고 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합참의 북한 열병식 동향 파악을 두고 “남의 집 경축 행사에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여정은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여정 노동당 당중앙위 부부장
김여정 노동당 당중앙위 부부장

통신은 김여정을 기존의 당중앙위 제1부부장보다 한 단계 낮은 당중앙위 부부장으로 소개했다. 앞서 김여정은 이번 노동당 제8차 대회를 통해 정치적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정치국 후보 위원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본인 명의의 대남 담화를 발표하는 등 당내 지위 하락과 무관하게 ‘수령의 피붙이’ ‘대남 사업 총괄역’이란 위상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김정은은 당대회 마지막 날(12일) ‘결론’ 연설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강화하면서 최강 군사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을 36차례 언급하며 핵잠수함·전술핵 등 대남·대미용 핵 개발을 공개 지시한 당중앙위 사업 총화 보고를 재차 강조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은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 세 가지 이념을 깊이 새기는 것으로 당 대회 구호를 대신하자”고 하는 등 이민위천(以民爲天·백성을 하늘처럼 섬김)을 4차례 반복했다. 당 대회가 열린 평양 4·25문화회관 좌측 벽면에 내걸린 표어도 ‘이민위천’이었다. 전직 국정원 고위 관리는 “5년 전 ‘휘황한 설계도’라고 선전한 5개년 계획의 완전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지만 ‘생산을 늘리자’는 막연한 얘기만 있을 뿐 구체적 비전이 전무하다”며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동요를 의식한 수사(修辭)”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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