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인 백령도 남방 해역에서 야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간부가 실종된 지 12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실족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원인을 놓고 풀어야 할 점도 있어 향후 조사 결과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0시쯤 450t급 유도탄고속함에 승선해 있던 해군 중사 A씨가 실종됐다. 이 함정에는 40여명이 승선해 있었고, 야간 경비 임무를 위해 백령도로 이동 중이었다고 합참은 밝혔다. 군 당국은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지 2시간 뒤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상황을 전파했고, 해군 함정과 관공선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였다. 12시간 만인 9일 오전 10시쯤 사고 발생 인근 해상에서 사망한 A씨를 발견해 평택항으로 이송했다.

당시 인근 해역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추위로 갑판 위가 얼어붙은 상태였다고 한다. 또 강풍 속에 파고가 2.5m 안팎으로 비교적 높아 실족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속함 CCTV에선 오후 9시 35분에 A씨의 실종 전 마지막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군 안팎에선 “일반 어선들도 2.5m 수준의 파고에서 조업을 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규모가 큰 군용 함정에서 승조원이 중심을 잃을 정도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향후 해군안전단 주관으로 사고 경위 및 항해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확인해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별다른 반응과 동향이 없었다고 군은 밝혔다. 다만 평소에 해오던 ‘부당통신’만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통신은 한국 선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접근하면 북한이 ‘이탈하라’고 경고하는 것처럼, 우리 군 당국이 인정하지 않는 부당한 통신 내용을 일방 발신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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