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북한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신설하고 그 지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맡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6일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대남·대외·공안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를 추진 중이라는 복수의 첩보를 수집했다”며 “조직 이름과 편제는 불분명하지만 총책임자는 김여정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여정
김여정

‘북한판 NSC’는 2013년 출범한 중국 국가안전위원회의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판 NSC’로 불리는 국가안전위는 외교부⋅안전부⋅공안 등 안보 문제를 종합 관리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휘한다. ‘북한판 NSC’의 경우 당 국제부와 통일전선부 외에 국정원 격인 국가보위성, 경찰청 격인 사회안전성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현재 김여정의 노동당 내 지위는 정치국 후보위원, 직함은 당중앙위 제1부부장이다. 당대회 첫날인 5일 대회 집행부 명단 가운데 스무 번째로 호명된 김여정은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당중앙위 제1부부장 등 다른 정치국 후보위원들과 함께 주석단 제2열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상당수 전문가는 김여정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고 당중앙위 부장에 기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단계 더 높은 당중앙위 부위원장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김여정이 작년부터 본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대남 사업 총괄역’으로 확인되는 등 최소한 당중앙위 부위원장에 해당하는 권한을 행사해온 만큼 이에 상응하는 권능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여정이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인민군 대장의 군사 칭호(계급)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도 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인민군 대장이 됐으며, 더러 군복 차림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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