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마블 스튜디오의 공상과학 영화 ‘토르'에 등장하는 우주 현상을 현재 한반도 상황에 빗대며 “‘대전환의 시간’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1월 초순 열겠다고 예고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긍정적인 대남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열린 2021년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열린 2021년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통일부

이 장관은 이날 발표한 영상 신년사에서 “토르라는 영화를 보면 9개의 세계가 일렬로 정렬할 때 우주의 기운이 강력하게 집중되는데 이것을 ‘컨버전스'라고 한다”며 “비유하자면 이와 같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집중된 ‘대전환의 시간’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집중된 기운’의 사례로 북한이 작년 9월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을 쏴 죽인 뒤 사과한 일, 작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 당시 김정은의 유화적 대남 메시지를 거론하며 “정세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8차 당대회 그리고 미국 대통령의 취임 등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둘러싼 정세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다시 한번 평화의 봄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대북) 인도 협력에서 출발해 식량과 비료 등 민생의 협력으로 확대하고 철도·도로 등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협력을 추진하는 단계적 구상을 마련해 왔다”고 했다.

이 장관은 작년 7월 취임 이후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 수해 지원, 코로나 백신 나눔 등 각종 남북 협력 사업들을 끊임없이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어떤 외부적 지원도 받지 않겠다”(작년 8월),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작년 11월)라고 하는 등 이 장관의 ‘대북 러브콜’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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