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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접경지 주민 앞세워 ‘전단법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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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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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접경 지역 주민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연말 임시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민주당 측은 “법 개정에 즈음해 접경 지역 주민들이 면담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기는 이 법에 대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 처사”란 비판이 거세지자 접경 지역 주민 안전을 내세워 맞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접경지역 주민대표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 대변인,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태년 원내대표, 이 대표,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강주석 신부, 박흥렬 강화시민회의 공동대표, 최종환 파주시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접경지역 주민대표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영 대변인,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태년 원내대표, 이 대표,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강주석 신부, 박흥렬 강화시민회의 공동대표, 최종환 파주시장.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과의 긴장을 조성할 뿐 아니라 접경 지역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다’ ‘북한 인권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하지만 국민 생명·안전보다 우선할 순 없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간담회에서 “일부에서 법에 대한 몰이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고 있다”며 “(이러한) 민주주의는 탈북자가 만든 게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학생이 피 흘려 싸워 만든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에 경기 강화시민회의 박흥열 공동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주민들이 받게 될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이 굉장히 컸다”며 “대북 전단 살포가 분란을 일으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18년 민주당 후보로 강화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이 대표는 간담회 뒤 페이스북에서 “국내 일부 세력과 미국 의회 일각의 문제 제기가 있는데 우리 현실에 대한 이해 불충분으로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선 “미 의회 일각에서 개정법 재검토를 거론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누구든 한국 국회 결정을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정부도 대북전단금지법 비판 여론 차단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 20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기고문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효율적인 행동”이라며 “한국과 해외의 비평가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당정(黨政)이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박하고 나온 것을 두고 청와대 차원의 대응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도 최근 주미 한국 대사관에 ‘미국 조야(朝野)에 입법 취지를 적극 설명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北 인권 사각지대 ‘증산 11호 교화소’ 위성사진 처음 공개 -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0일 처음 공개한 북한 증산 11호 교화소의 위성사진. 위원회는 “수용소 내 극도로 가혹한 환경과 대우 때문에 2000년대 초에 매년 약 2000명의 수감자가 사망하거나 처형됐다”고 했다. /HRNK
 
北 인권 사각지대 ‘증산 11호 교화소’ 위성사진 처음 공개 -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0일 처음 공개한 북한 증산 11호 교화소의 위성사진. 위원회는 “수용소 내 극도로 가혹한 환경과 대우 때문에 2000년대 초에 매년 약 2000명의 수감자가 사망하거나 처형됐다”고 했다. /HRNK

그러나 미국 조야는 물론 영국 상원의원까지 대북전단금지법 비판 대열에 동참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날은 일본의 진보 성향 유력 일간지 아사히(朝日)신문이 문재인 정권을 지목해 ‘자유의 원칙 지켜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 “한국에서 최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적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사례를 거론했다. 신문은 이 법에는 “시민의 자유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현안을 놓고는 국제사회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여권은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접경 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대북전단금지법 입법 과정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여당은 지난 6월 북한 김여정이 “금지법이라도 만들라”며 대북 전단 살포를 맹비난한 이후 본격적인 입법에 나섰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과거 이모씨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경찰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사전에 예고하고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를 경찰이 제지할 수 있다는 취지”라며 “이런 취지를 왜곡해 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과잉 입법”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도 이런 취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당시 전원위원회 결정에서 “북한의 위협 또는 남북한 사이의 ‘비방·중상 금지’ 합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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