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駐英) 북한 공사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4일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이 김정은과 손잡고 북한 주민을 영원히 노예의 처지에서 헤매게 하는 법”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전날 오후 8시 49분부터 이날 오전 6시 52분까지 10시간가량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통과되려 한다”며 “김여정이 ‘법이라도 만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런 법을 만들었겠느냐”고 했다.
태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북중 국경을 통해 북한으로 밀수되는 모든 물품의 유통이 막힐 여지가 있는 독소 조항이 있다”고도 했다. 법 개정안엔 전단이나 물품 ‘살포’의 정의를 ‘정부 승인을 받지 않고 북한으로 이동(제3국을 거치는 이동 포함)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한 4조 6호가 새로 생겼다. 이 때문에 북중 국경에서 한국 드라마 USB 등을 유통하거나 대북 전단으로 살포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태 의원은 “저는 ‘불멸의 이순신’ 같은 사극, 집사람은 ‘가을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북한에 있을 때 장마당에서 한국 드라마를 고르다 서로 다투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청춘 남녀는 한국 드라마 영향으로 ‘자기야’ ‘오빠야’ 하고 부르고 문자 메시지를 할 땐 ‘ㅋㅋ’ ‘ㅎㅎ’도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 상품 수요가 있고 우리는 공급할 능력이 있는데 우리 국회가 법으로 막겠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