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 시각) “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중동 지역 국제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 참석해 코로나19 관련 북한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함께 톱다운(Top Down·하향식) 의사결정 방식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강 장관은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모든 신호는 북한 정권이 코로나 통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이상한 상황(odd situation)”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우리의 코로나19 보건 협력 제의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있다(unresponsive)”고도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정부 인사들의 북한을 향한 코로나 방역 협력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도 “공중 보건을 위한 각종 협의에 북한을 초대할 용의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제안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을 언급했다.
북한은 대외에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배치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올해 누적 격리 인원이 3만2843명에 달하고, WHO 평양사무소에 따르면 검사 인원도 한 달 사이 5000명이 늘었다. AP통신은 “외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가 다자주의의 위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국제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며 “상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와 새로운 보건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