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 공군 전략 무기인 B-1B 랜서가 이륙하는 모습./조선일보DB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 공군 전략 무기인 B-1B 랜서가 이륙하는 모습./조선일보DB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4일 일본 영공을 거쳐 동해상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시설을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본토에서 출격한 B-1B 1기가 이날 일본 혼슈 북단, 홋카이도 남단 경계 상공을 거쳐 동해상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재즘(JASSM)’을 장착하고 있어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 무기로 꼽힌다. 재즘은 사거리 370㎞의 순항미사일로, 미사일 탄두에 목표물 자동위치식별·탐지 기능을 갖추고 있어 평양 주석궁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사거리 연장형인 재즘-ER은 1000㎞ 밖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다.

군과 정부 안팎에선 미 대선 종료 후 정권 교체기를 맞은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견제’ 성격으로 작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일(현지 시간) 미 정권교체기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며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성이 높다(very possible)”며 “그들은 그런 도발을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도 계속 발전시켜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미국의 연합 억지력이 매우 강하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전후해 한반도의 긴장감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죽음의 백조'가 일본 영공을 거쳐 동해상까지 진입한 것 역시 미국이 한·미·일 ‘3각 동맹'의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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