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봉쇄조치’ 일환으로 북중 국경지역에 특수부대를 파견하고, 대인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엔 대공무기인 고사포를 전진 배치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고사포 사격으로 ‘벌둥지’를 만들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포감을 조성해 탈북과 밀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군 고사포병들이 훈련 하는 모습 /조선DB
북한군 고사포병들이 훈련 하는 모습 /조선DB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일 함경북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달 초 국경연선 일부 지역에 고사포를 전진배치할데 대한 총사령부 명령이 연선지역 주둔 군단사령부들에 하달됐다”며 “11월 중순부터 함경북도 주둔 9군단 산하 고사포 구분대들이 회령시와 무산군, 온성군 등 국경연선 일부 지역들에 전진 배치됐다”고 전했다.

RFA는 국경지역에 배치된 “고사포 구분대들은1일부터 진행하는 2020년 동계전투정치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국경경비에 총력을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국경연선에서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상부 보고를 생략하고 즉시 고사포 화력 으로 인정사정 보지 말고 발포해 벌 둥지를 만들라는 총사령부의 명령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9월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완충지대를 형성하고 특수작전군을 내보냈다”며 “그들은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사격·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이 국경지역에 대공무기인 고사포 부대까지 전진배치한 것은 국경지역 봉쇄를 위해 특수부대인 폭풍군단을 배치하고 대인지뢰까지 매설했지만 밀수행위가 지속되는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북중 국경지역 소식에 밝은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1월 초 양강도 혜산 지역 국경경비대 보위지도원이 밀수를 하다 적발되자 도주하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혜산시에 대해 20일 간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RFA는 “(이 같은 조치에)국경경비를 전담하고 있는 국경경비대 군인들과 폭풍군단 군인들조차 자칫하면 고사포에 맞아 억울한 죽임을 당할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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