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비(非)사회주의적 행위’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강한 질책을 받은 평양의대의 범죄 내용과 관련해 전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7일 국회정보위에서 “평양의대 간부가 입시비리, 기숙사 신청 주민 강제모금, 매관매직 등 이유로 직위해제되고 지금도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의 범죄행위를 비판했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의 범죄행위를 비판했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 “평양의대가 신입생 선발과 졸업증 수여에 있어서 뇌물을 위주로 선발하다보니 자격없는 의사들을 양산해냈고 결과적으로 전국의 주요 병원에서 크고 작은 의료사고가 자주 발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29일 “드러난 사실 외에도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이 코로나 의심 증세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약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았다”며 “형편이 넉넉지 못한 환자들이 약을 쓰지 못하면서 증상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은 평양의대 병원에서 대량의 약을 몰래 시장에 빼돌려 폭리를 취했다는 혐의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평양의대 당위원회가 코로나 방역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코로나 의심 증상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제때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 의심 증상자가 일주일 만에 805명 늘어났다.

 

특히 대부분이 남성인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은 대학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학병원 여성 의사, 여대생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이 대학병원 내 여성 의사들과 문란한 관계를 갖고, 입학이나 취업 보장을 조건으로 여대생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등 자본주의 퇴폐 문화로 사회주의 미풍양속을 더럽혔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이 밖에 평양의대 당위원회 간부들이 대학병원 외과의사들의 불법 성형을 눈감아 주고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평양에선 남조선 드라마의 영향으로 쌍꺼풀, 코, 입술 성형이 인기”라며 “평양의대 병원 외과의사들이 성형수술로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평양의대 병원 여성 의사가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행위를 법기관과 당중앙위원회 신소과에 신고했지만 당위원회 간부들과 결탁한 중앙당 간부들에 의해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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