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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유족 “남북경협 좋지만 일엔 순서 있어… 北에 사과부터 요구하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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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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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인 김오복씨는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경협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한 것과 관련해 “남북 평화 협력은 물론 좋은 일이고 바람직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며 “아이들의 죽음은 단지 개인의 잘못으로 인한 희생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로 생겨난 희생이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한 번 정도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그래야 스물두 살, 스무 살 나이에 군 복무를 하다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영혼이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 도발을 애써 외면하며 비난 한마디 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며 “우리 정부 당국에 간절히 부탁한다. 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에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2020년 11월 2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10주기 추모행사가 열리면서 고 서정우 하사의 유가족이 서 하사를 추모하고 있다. / 장련성 기자
 
2020년 11월 2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연평도 포격전 10주기 추모행사가 열리면서 고 서정우 하사의 유가족이 서 하사를 추모하고 있다. / 장련성 기자

이날 인천 옹진군 해병대 연평부대 앞 방공호 앞에서 김씨는 들고 있던 휴지로 서 하사 얼굴이 그려진 동판 위 흙먼지를 닦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 서래일(61)씨는 그 옆에서 “포탄이 좀만 옆으로 비켜나갔더라면…”이라고 넋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해병대는 이날 이 섬에서 ‘연평도 포격전 10주기 추모 행사’를 열었다. 북한군이 대연평도를 기습 포격해 우리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을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날로부터 정확히 10년째 되던 날이었다.

2010년 11월 23일은 연평부대 소속 서 하사의 휴가 첫날이었다. 그는 부대를 나섰다가 북한의 기습 포격이 시작되자, 복귀를 결심하고 부대 근처까지 돌아갔다가 방공호를 불과 300m 남짓 남겨두고 포격에 전사했다. 서 하사가 폭격을 맞은 자리 땅바닥은 움푹 패어 있었고, 그 바로 옆 돌벽에는 파편 자국 수십여개가 남아있었다.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제10주기 추모행사'에서 故 문광욱 일병 유족이 분향을 마치고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제10주기 추모행사'에서 故 문광욱 일병 유족이 분향을 마치고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같은 날 또 다른 전사자 고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57)씨도 연평부대 인근 방공호 앞에 서서 문 일병 얼굴이 그려진 동판을 하염없이 어루만졌다. 동판에는 ‘1991년 12월 20일 출생’으로 시작하는, 문 일병에 대한 간단한 소개 문구가 적혔다. 문씨 옆에서 서 하사 어머니가 이걸 소리 내어 읽더니 “우리 정우(서 하사) 전역일이 12월 20일이었는데… 정우는 이날이 전역이고, 광욱이(문 일병)는 이날이 생일이었네”라며 또다시 울었다.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던 문 일병은 연평도 배치 20일 만에 전사했다. 아버지 문씨는 “우리 둘째(문 일병)는 공사 현장 전기 기술자로 일하는 나를 보면서 전기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대학도 신재생 에너지 전공을 선택했다”며 “나로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었다”고 했다. 문씨는 울지 않았지만, 눈시울이 붉게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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