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17일(현지 시각) 전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이날 발간한 ‘2021년 미국의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CIA는 평양의 ICBM 재진입체가 미 대륙의 목표물을 향해 정상적 궤도로 비행할 경우 적절하게 작동할 것 같다고 평가해 왔다"고 밝혔다.

재진입 기술이란 대기권 밖으로 벗어났던 미사일이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폭발하거나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최대 7000~8000도의 마찰열을 견뎌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확보는 ICBM 개발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진다. 그간 우리 정부는 “(북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왔다.

헤리티지 보고서는 테런스 오쇼너시 북미대공사령관이 지난 3월 하원 군사위에서 “북한은 확실한 수소폭탄과 북미 전역을 사거리로 둘 수 있는 ICBM 두 개를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으며, 이는 이전까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만이 성취했던 것”이라고 증언한 사실도 전했다. 미군도 CIA처럼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은 이날 남태평양 해상의 미 해군 구축함에서 ‘SM-3 블록 2A’란 신형 요격 미사일로 하와이를 향해 발사된 ICBM을 격추하는 모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육상이 아니라 해상에 배치된 요격 미사일로 ICBM 요격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MDA는 특정 국가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은 지난달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한 북한의 하와이 및 미 본토 위협을 의식한 시험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미군은 이날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2대를 출격시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보하이만(渤海灣), 훙하이만(紅海灣) 등에서 동시 훈련 중이던 중국 인민해방군에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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