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소독하는 北주민 - 지난 13일 평양역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북한 방역 요원이 주민들 손에 소독제를 짜주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제재와 코로나, 수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북한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소독하는 北주민 - 지난 8월 13일 평양역 앞에서 방역복을 입은 북한 방역 요원이 주민들 손에 소독제를 짜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에서 지난달 말까지 누적 1만2000여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나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가 전했다. 북한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태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국경을 봉쇄하는데 이어 북·중 접경 지역에는 지뢰를 대거 매설했다고 국가정보원(NIS)이 최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보고했다.

에드윈 살바도르 WHO 평양사무소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 보건성이 지난달 29일까지 1만207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보고를 해왔다고 밝혔다.

살바도르 소장은 북한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남포항과 신의주 육로 국경지대 등 입국 지점이나 검역소(quarantine centers)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 독감 의심환자와 중증급성호흡기질환자들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WHO는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22일까지 1만46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불과 1주일 만에 누적 검사 인원이 1610명 늘어난 셈이다.

살바도르 소장은 “10월 하반기에 검사 건수가 늘어난 것은 겨울이 시작되면서 독감이나 중증급성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인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2∼29일 1주일간 신규 격리자 수는 174명으로, 그 전주의 161명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살바도르 소장은 지난달 29일 현재 북한에서 격리 중인 인원은 897명이며, 격리됐다가 해제된 누적 인원은 북한 주민 3만1천800명과 외국인 382명 등 모두 3만2 182명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정치국 회의 주재하며 ‘활짝’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코로나 감염증 확산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회의 도중 김정은과 당 간부들이 활짝 웃고 있다.
김정은, 정치국 회의 주재하며 ‘활짝’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코로나 감염증 확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회의 도중 김정은과 당 간부들이 활짝 웃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은 코로나가 퍼질시 수습 불가능 수준으로 악화할 것을 우려, 과할 정도로 방역 조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북한은 물적·기술적으로 코로나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며 “비상방역법에 코로나를 잘 관리하지 못한 간부는 사형 선고도 가능하도록 규정됐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에게 보고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봉쇄했을 뿐 아니라 북·중 접경 지역 일부에 지뢰도 매설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 2월 2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문건에 ‘코로나 유입 시 큰 재앙이 온다. 30만명이 죽을지, 50만명이 죽을지 모른다’ ‘코로나 (방역) 수단이 제로(0)’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도 파악했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 전파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중환자를 열차가 아닌 철도용 수레로 이송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은 같은 이유로 남측 물자를 비롯해 외부 물자를 일절 받지 않고 있으며, 지난 8월 세관에서 물품을 반입한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처벌했다. 정권 안정을 위해 코로나와 관련 극단의 조치를 여럿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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