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서욱 국방부 장관은 9일 북한 주민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남한 것에 대해 “경계에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건이 경계에 실패한 것인지 아닌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 주민 1명은 지난 3일 강원도 최전방 지역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와 14시간 동안 남측 지역을 제지 없이 돌아다녔다. 당시 군은 북한 주민이 철책을 넘어오는 사실을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보고 있었지만, 즉각 대응하지 못했고 뒤늦게 철책 남쪽 1.5㎞ 지점에서 발견해 ‘경계 실패’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강원도 전방 군단과 수도권 사령부에서는 C4I(군 지휘통제통신체계)가 동시에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장장관이 “아무 문제 없다”고 한 것이다.

서 장관은 월남한 북한 주민은 ‘민간인’이라며 “철책 전방에서는 차폐물(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많아 감시 장비에 걸리지 않았고, 철책을 넘을 때 감시 장비로 봤다”며 “이때 출동하니까 (민간인이)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종심(민간인통제선 북쪽) 차단을 숙달하고 있는데 거기서 잡은 것”이라며 “철책 종심에서 검거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서 장관은 “철책 뒤에서 검거했기 때문에 그렇게 잘된 작전이라고 말하지는 않겠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만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경계에 실패하고 휴전선이 뚫리면 경과에 대한 책임 여부만 문제되는 것”이라며 “옹색한 설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군인 수를 줄이고 과학화 장비로 경계한다고 하지만 산림이 우거진 산악 지역에 출동 병력이 가까이 없으니 결국 생포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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