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대리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씨 등 유족 측은 피살 사건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대통령 상소문을 제출했다. /장련성 기자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대리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씨 등 유족 측은 피살 사건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대통령 상소문을 제출했다. /장련성 기자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유족이 사건 당일 청와대가 받은 보고와 청와대가 내린 지시사항 등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유족은 해양경찰청장과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상소문도 청와대에 전달했다.

28일 오후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55)씨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정보공개청구서와 상소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공개한 정보공개청구서에 따르면 유족이 공개를 청구한 정보는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2일 청와대가 국방부, 해경,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보고 서류, 같은 날 청와대가 위 기관들에 내린 지시 서류 등이다. 같은 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남북간 통신망이 막혀있다’는 취지의 관련 기관 보고 서류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인 청와대가 대한민국 국민이 사망하기 전까지 보호 조치를 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보공개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는 이날 청와대에 문 대통령에게 올리는 상소문도 전달했다. 이씨는 상소문을 통해 김홍의 해경청장,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 서욱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씨는 상소문에서 “해경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넘도록 자료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실종된 동생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며 “(해경이) 한달동안 한 것이라고는 동생의 통장 분석밖에 없다”고 했다. 국방부에 대해선 “동생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발표를 해놓고 말을 바꿨고, 국방부가 동생이 육성으로 월북했다고 발표해서 정보공개청구까지 했는데 또 말을 바꿔 동생 육성(자료)이 없다고 했다”며 “국방부가 말을 몇 번이나 바꿨는지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동생의 명예회복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유엔을 포함한 남북공동 조사와 남북한 당국자 회담을 촉구한다”며 “이제 동생과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없도록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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