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전투’에 돌입한 북한 함경북도의 청진제강소에서 식지 않은 용광로에 돌격대를 투입했다가 사상 사고가 발생했다고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5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용광로/노동신문-뉴스1
북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용광로/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지난 12일 청진제강소에서 80일 전투에 처음 돌입하면서 새로 복구한 3호 용광로가 채 식지 않은 조건인데도 노동자들로 생산 돌격대를 조직해 투입시켰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5명이 질식사를 당하고 4명이 3도 화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제강소의 간부들과 기술진은 달궈진 용광로가 10일 이상 지나야 안전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80일 전투에 하루빨리 돌입해야 한다는 성급한 마음에 노동자들을 아직 식지 않은 상태의 용광로 안으로 내몰았다고 한다.

결국 일이 터지자 중앙당과 도당에서는 사고검열 조사조를 꾸려 지난 14일 사고심의를 진행했다고 하다. 제강소 당위원회는 용광로를 10일 이상 식혀야 하지만 ’80일전투 기간'내에 국가계획 완수를 위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다는 변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선 산업시설의 노후화와 전기부족으로 용광로 등 설비의 고장율이 잦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뜨거운 용광로에 젖은 가마니나 마대를 덮어쓰고 들어가 작업하다 고열과 가스에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 매체에선 이를 영웅적 헌신으로 미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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