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적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군(軍) 장성을 ‘장군’으로 호칭했다. 그동안 ‘장군’은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일가 최고지도자에게만 붙였던 호칭이다. 북한은 14일 조선중앙TV가 중계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에서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군 최고사령관’ 지위를 부여받았다. ‘하노이 노딜’직후인 지난해 4월 ‘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호칭을 격상했다. 1년 6개월 만에 이를 다시 ‘무력 총사령관’으로 재차 격상한 것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의 군사적 지위를 상징하는 호칭이 격상된 것은 ‘핵 무력’과 ‘재래식 무력’은 물론 민간 무력까지 모두 총괄한다는 의미”라면서 “최근 북한군의 기구와 직제에 변화가 생긴 것과 관련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번에 처음으로 군 장성급 인사를 ‘장군’으로 호칭했다. 북한은 군 장성을 ‘장령(將領)’ 또는 ‘장성’으로 불렀다. 그동안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만 붙이던 ‘장군’ 호칭은 일반 군 간부에게는 금기였다. 일종의 ‘호칭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군 통수권자로서 김정은의 지위를 더 높이고, 군 장성들의 사기를 진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무력 총사령관’ 지위를 부여 받은 김정은이 내년 노동당 8차대회를 계기로 당 및 국가를 상징하는 새로운 호칭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김정은은 당을 대표하는 '노동당 위원장, 국가를 대표하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북한의 일체 무력을 총괄하는 ‘무력 총사령관’의 호칭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이를 총칭하는 호칭으로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영도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작년 4월엔 김정은에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라는 호칭을 붙었다. 고위급 탈북민A씨는 “내년에 김정은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간 호칭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