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 원본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 원본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살 공무원 A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14일 해양경찰청(해경) 수사에 항의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씨는 14일 본지 통화에서 “(이날) 오후 1시 인천 해경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에 (그간의 수사 상황에 대한) 유가족의 항의서와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씨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A씨는 월북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해경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이씨는 (1) 월북 가능성을 부정한 A씨 동료들의 증언 (2) A씨가 월북을 위해 슬리퍼를 벗어두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하나 슬리퍼 위치상 안전화로 갈아신기 위해 벗어둔 것으로 추정되는 점 (3) 부유물을 붙잡고 30시간 동안 헤엄쳐 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4) (해경이) 연평도 주변 조류를 (월북 근거로 삼을만큼) 잘 파악한다면서 아직까지 A씨의 시신을 못 찾고 있는 점을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둘째로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낭독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A씨의 아들에게 A4 용지 1장 분량의 서한을 보냈다. 지난 6일 A씨 아들이 대통령을 향해 보낸 자필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살된 A씨 아들에게 보낸 '타이핑 편지' /이래진씨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살된 A씨 아들에게 보낸 '타이핑 편지' /이래진씨 제공

13일 대통령이 보낸 이 편지의 전문이 공개되자 일각에선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편지엔 타이핑된 글씨로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며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써 있었다. 또 “진실이 밝혀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여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고 써 있었다.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이날 해경 앞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이 편지를 함께 낭독할 예정이다. 동시에 해경의 오락가락한 태도와 사고 후 24일이 지나도록 진척 없이 헛발질 중인 수사 상황을 비판하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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