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조선중앙통신
북한 김정은./조선중앙통신

북한에서 처음으로 김정은 이름을 딴 대학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소식을 전하며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종대에 이어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각급 군사학교 종대가 보무당당히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이라는 명칭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단 김일성종합대학·김일성군사종합대학·김일성정치대학·김정일정치군사대학 등은 있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을 딴 경우는 없었다.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국방 관련 첨단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군사대학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줄곧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 국방 과학기술 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이 같은 관심사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노동신문

북한 방송은 이 대학에 대해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대학”이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학이 과거 강계에 있었던 국방대학과 사이버전(戰)을 예상해 평양교외에 설립한 미림국방대학을 종합대학으로 확대·개편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군사대학의 재편은 지난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은 당시 “중요 군사교육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개편안에 관한 명령서” 등 7개 군사 현안에 서명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당시 북한은 김정숙해군대학, 김책공군대학, 김형직군의대학, 김철주종합군관학교 등 군 관련 대학의 명칭에서 김씨 일가와 유명 빨치산 이름을 모두 떼어냈다.

‘백두혈통’에 해당하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제외하고는 대학 이름에서 제외하면서 정통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열병식에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최초 공개하면서, 북한 체제 내부의 ‘대학 3대 세습’도 완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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