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가 대거 공개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해 실망감과 분노를 나타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9일 첫 대선토론에서 연설하는 트럼프/연합뉴스
지난 29일 첫 대선토론에서 연설하는 트럼프/연합뉴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복스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앨릭스 워드 기자는 11일(현지 시각) 트위터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새로운 ICBM이 공개된 북한의 미사일 퍼레이드에 아주 화가 나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복수의 백악관 관리에게 김정은에 대한 상당한 실망감(really disappointed)을 나타냈다”고도 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비판·위협하진 않았다. 하지만 연설 직후 진행된 열병식에선 신형 ICBM과 함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4A형 등 미국을 겨냥한 전략 무기들이 줄줄이 선보였다. 신형 ICBM의 경우 탄두(彈頭)를 2~3개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형으로 워싱턴과 뉴욕 등 복수의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미국 조야(朝野)에선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앞세워 두 차례 정상회담을 성사하고 이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북한의 핵·미사일의 고도화는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비핵화를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에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등은 이번 열병식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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