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 도중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오른쪽). 신형 ICBM이 등장하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 도중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오른쪽). 신형 ICBM이 등장하자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청와대는 11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한 열병식에 대해 논의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병식에서 “하루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돼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분석하고, 상호 무력 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대남 유화 메시지에도 공무원 총격 사건을 감안해 환영보다는 남북합의 준수를 강조하며 유보적 입장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청와대는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 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북한에 총격사건 공동조사를 다시 요구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신형 무기 공개 같은 무력 시위에 대해선 “새로운 무기 체계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 사항에 대해 계속 분석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하기로 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 등을 공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새롭게 공개된 북한의 무기 체계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다만 군사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김정은 연설에 “남북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김정은 연설에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의지에 화답한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민주당은 북한에 총격사건 남북 공동조사를 다시 요구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북한의 ICBM 공개는 왜 시급히 남·북·미 간의 대화가 필요한지를 시사해주고 있다”며 “종전선언만이 답”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북한의 ICBM 공개를 두고 “대북 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핵무기나 핵 운반 수단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종전선언을 언급하며 북한을 가볍게 보는 것은 너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이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며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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