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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왕자 피격땐… “우발적” 둘러대는 北에 끝내 사과 못 받아내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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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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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 /조선일보DB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 /조선일보DB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화형당한 이번 사건은 2008년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씨 총격 사망 사건을 연상시킨다. 두 사건 모두 남북 관계 냉각기에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고의적으로 사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왕자씨 사건 당시 “우발적 사고”임을 주장하며 우리 측에 책임을 떠넘겼던 북한은 이번에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는 2008년 7월 11일 오전 5시쯤 숙소인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을 나와 해수욕장 주변을 산책하다가 북한 초병의 사격으로 사망했다. 북한은 박씨가 관광객 통제 구역을 지나 북한군 경계 지역에 진입했고 초병의 정지 요구에 불응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의 검안 결과, 박씨는 등에서 가슴을 관통하는 부분과 왼쪽 엉덩이 부근에 각각 한 발씩 총상을 입었다. 등 뒤에서 조준 사격을 받아 숨진 것이다.

당시 북한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관광객임이 분명한데도 총을 쐈다는 점에서 다분히 고의적인 도발로 받아들여졌다. 이명박 정부는 북에 공동 조사 등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측은 “사고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 남측은 우리 측에 명백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폈다. 더구나 북측은 총을 쏜 초병에게 상당한 포상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고 금강산 관광은 지금까지 중단 상태다. 이듬해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을 만나 재발 방지에 관한 구두 약속을 받아왔다고 주장했지만, 당국 간 공식 합의가 아니라 아무런 구속력이 없었다.

이번 사건은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살해라는 점에선 박왕자씨 사건과 유사하지만 살인의 의도성, 살해 수법의 잔인성 면에선 차원이 다르다. 그럼에도 북한이 유감이나 사과의 뜻을 밝힐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한은 끝까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남조선의 조작·모략극’ ‘코로나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려 한 남조선 탓’이란 궤변을 늘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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