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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한반도 희망 가득했던 변화, 지금은 멈춰”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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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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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 선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직접 언급한 것은 미·북 간 ‘하노이 노딜(no deal)’ 직전인 작년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남북 및 미·북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는 대신 다시 정치적 의미의 ‘종전 선언’을 강조한 것에 대해선 실효성과 함께 북핵 폐기라는 이슈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변함 없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일체의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며 “종전 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 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 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없는 ‘종전 선언’에 대해선 정치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방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연대와 협력은 코로나에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EPA 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75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방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연대와 협력은 코로나에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EPA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다”고도 했다. 방역·보건 협력을 고리로 한 남북 협력, 동북아 협력을 거듭 제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생명 공동체’”라며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유엔 연설에서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북한이 문 대통령의 ‘동북아 방역 협력체’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동안 나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잘사는 ‘평화 경제’를 말해왔고, 재해 재난·보건 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해왔다”며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를 포함한 방역 협력은 남북 및 동북아 전체에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 연설에서 예년과 달리 북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취임 후 4번째로, 지난 3년간 연설 때마다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2017년 유엔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부르고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압박했으나, 2018년과 2019년 연설에서는 대북 대화와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 “세계는 보이지 않는 적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며 “중국이 코로나 초기 세계로 가는 항로를 막지 않아 세계가 감염되도록 내버려뒀다. 유엔은 중국의 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유엔 연설에서 “(코로나를) 정치화하거나 이 문제에 관해 낙인을 찍는 모든 시도는 거부돼야 한다”며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의 어려움을 이용해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나라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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