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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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화상으로 개최된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거론, 유엔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예년과 달리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취임 후 4번째로, 지난 3년간 연설 때마다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2017년 유엔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부르고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압박했으나, 2018년과 2019년 연설에서는 대북 대화와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며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글로벌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하면서 세계를 감염시켰다”며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WHO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후 그들은 무증상 사람들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중국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만연한 오염을 무시한 채 미국의 예외적인 환경 기록을 공격하는 이들은 환경에 관심이 없다”며 “그들은 미국에 벌을 주길 원할 뿐이다. 나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매년 수백만톤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등 환경 오염을 저지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유엔이 효율적인 조직이 되려면 세계의 진짜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여기엔 테러리즘, 여성 억압, 강제 노동, 마약 밀매, 인신 및 성 매매, 종교적 박해, 종교적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 청소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코로나 사태를 정치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코로나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 문제에 관해 낙인을 찍는 모든 시도는 거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코로나 사태 대처를 위해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각국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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