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4대와 절단기를 갖고 강원도 철원군의 군부대에 침입해 월북을 시도한 30대 탈북민 남성이 경찰에 구속돼 수사받고 있다. 지난 7월 20대 탈북민 남성이 강화도 군부대 인근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지 2개월 만에 발생한 월북 시도였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과는 탈북민 방모씨를 국가보안법 위반(탈출 미수)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군부대에서 방씨 신병을 인계받은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도 있다고 판단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구속수사할 필요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쯤 강원도 철원군 소재 3사단 전차대대의 훈련장에 침입해 월북을 시도하다가 발각됐다. 당시 방씨는 휴대전화 4대와 절단기 등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훈련장에 들어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씨는 2018년 탈북해 서울에 거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방씨의 월북 동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탈북민의 월북 시도는 드러난 것만 두 번째였다. 지난 7월 18일 새벽엔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탈북민 김모(24)씨가 강화도 월곶의 군부대 인근 배수로를 통해 북한으로 빠져나갔다. 당시 군은 배수로 점검에 관한 지침을 지키지 않았고, 김씨를 담당했던 경기 김포경찰서도 김씨 월북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탈북민들의 국내 적응을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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